샘 알트먼이 OpenAI 이사회로부터 해고당했다. 다음날 그가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발표되었다. 또 다음날, OpenAI의 직원들 중 90%가 넘는 이들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가 이사회에 전달되었고, 샘 알트먼은 다시 CEO로 복귀하였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다큐멘터리 <오펜하이머>는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작품에서 권력과 야망에 취한 이들은 정치세력으로 무장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고 인류의 진보를 가져온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를 무너뜨린다. 이 “시기의 징벌”은 대중으로 하여금 지지받기 전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이같은 현상은 지금도 이 세상 어디에선가 계속 반복되고 있겠지.
샘 알트먼이 겪은 사례는 흔하지 않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스티브 잡스도 떠올랐지만 알트먼은 잡스와 달랐다. 오펜하이머와도 달랐다. 해임사태가 있은 후 약 3일만에 Open AI 직원의 90%가 탄원운동에 참여했다. 다른 말로 민중봉기가 쿠데타를 진압한 셈. 그렇게 ‘금요일 오후의 쿠데타’는 벌어진지 무려 5일만에 실패로 막을 내렸다.
샘 알트먼은 대중의 명백한 지지를 받아 리더의 자리로 복귀하였다. 그래서 더욱 보기 드문 않은 사례로 남을 것이다. 쿠데타를 잠재우고 더 큰 권력을 갖고 복귀한 리더는 인류 역사에서도 손에 꼽는다. 오늘날에는 더더욱이나 어려운 일이다. 대중의 힘이 그 어느때보다 크기 때문이다.
힘과 권위를 지닌 사람들은 많지만 그들중에 리더는 많지 않다. 반대로 힘과 권위를 가진 리더는 더욱이나 없다. 이에 더해 대중의 지지를 받는 리더는 진짜로 극소수다. 참말로, 알트먼은 어떤 리더일까. 어떤 원칙과 철학을 가졌고, 어떤 생각을 할까.
초능력을 단 하나만 얻을 수 있다면 ‘사람을 다루는 힘’을 말할 것이다. 이 세상의 것들 중에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사람으로부터 출발한다. “시스템을 만든다”라고 말하는 사업 또하나 그렇다. 결국 언젠가 노후되고 교체되기 마련이다. 다시 사람 손을 탈 수밖에 없다. "채용이 만사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일에서든 사람이 가장 대체할 수 없는 존재다.
주변에서 나중에 무얼하고 싶냐고 물으면, 나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요즘에는 그러려면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는 리더는 단순히 비전을 세우고, 방향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등의 일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거창한 것들 보다도 리더십 또한 동료와 신뢰를 주고 받고 의지받을 수 있는 것이 본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양쪽 모두 동등하게 신뢰와 의지를 나누겠지만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유대를 좋은 사람들과 형성하고 싶다. 샘 알트먼을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