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의 기본은 보는 것이다.
제품이든 현장이든 똑같다. 무엇이든 하려면 우선 맥락을, 상황을, 상태를 봐야 한다. 그래야 무엇이 기능하고, 무엇이 기능하지 않는지, 어디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매장에는 몇명이 방문했는지,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많이 구매했는지, 비용은 얼마씩 빠지고 있는지까지도… 뭐든 하기 전에 일단 볼 수 있어야 한다.
똑같이, 보아야 하는데 대게 다루기 까다롭고 간과되는 영역이 있다. 바로 사람이다. 관리자에게는 팀도 오퍼레이션의 대상이다. 팀원들은 팀이 성과를 만들기 위한 기능을 담당한다. 팀이 잘 굴러가는지 알려면 각각의 기능과 역할이 잘 수행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고,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관리자에게 반드시 보아야 하는 정보가 된다.
‘잘 보는 것‘이 관리자에게 중요한 요소라면, 실무자에게는 ‘잘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둘이 조화롭게 이루어질 때 비로소 팀 내에서 건강하게 ‘잘 보이는 상태‘가 구축된다.
근래 많은 소프트웨어나 조직이 잘 보이는 환경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보이는 것 같다. 실무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관리자만 일방적으로 볼 수 있는 형태도 많은 듯하다. ‘관리자만 볼 수 있어도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조직의 규모나 성격, 상황에 따라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형태의 협업일지는 의문이 든다.
그런 면에서 ‘잘 볼 수 있는 상태‘는 좋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그 자체로는 본질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 조직을 이루는 것 또한 사람이고, 조직 안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와 지내는 방식이 곧 조직과 나의 관계이지 않나. 내가 속한 조직을 생각할 때 느껴지는 감정이나 기분이 관계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조직도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이루는 유기체다.
돌고 돌아서…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되돌아온다. 그리고 나는 최근 동료와 진심을 나누며, 그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지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매일 인사는 제대로 나눴는지, 같이 밥은 먹었는지, 서로 다른 아이디어와 업무의 진행상황을 얼마나 스스럼 없이 공유했는지 등… 사소할지라도 어떻게 마주대하고 있는지, 얼마나 그렇게 하고 있는지가 관계를 보여주는 척도가 아닐까. 거부감이나 부담감, 불편함이 있으면 티가 나기 마련이다. 좋은 조직을 만들고, 좋은 협업을 만드는 것은 사람간의 관계인 것 같다. 결국 특별한 무언가는 없다. 꾸준함과 진심이 전부이지 않나.
최근에는 ‘나 지금 잘 보여지고 있나?’ 라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 언제나 ‘잘’ 보여야 한다. 그래서 예측가능해져야 한다. 예측가능함이 믿음을 낳고, 그 시간이 쌓여 신뢰를 만든다. 신뢰가 쌓여 곧 단단한 유대가 된다. 대화를 더 많이 해야겠다. 동료의 주말은 어땠는지, 요즘 어떤 고민이나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좀 더 많은 것들에 대해 알 필요를 느낀다.